초보 동대표의 소회

초보 동대표

우리집엔 유독 누수와 관련된 문제가 많은 편이었다. 어느날은 화장실 배관이 빠져서 아랫집이 물바다가 되었었고, 또 어느날은 3개 층 아랫집에 누수가 발생했다고 우리집까지 올라온 적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결국 우리집을 지나가는 공동배관의 문제였고, 관리실을 통해 공동배관 공사까지 하기도 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관리사무소장님과의 소통은 필수적이었고, 그렇게 꽤나 얼굴을 자주 보게된 찰나, 관리 소장님이 나한테 말했다.
"동대표 하실 생각 없어요?"
그렇게 말씀하시곤, 나한테 아파트의 어떤 한 현상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셨다. 아마 테스트를 하는 것이겠거니, 질문을 듣자마자 바로 든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내가 했던 답변이 마음에 드셨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후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동대표 얘기를 꺼내셨고, 바로 얼마 전 동대표 공고가 개시된 날, 나는 어느새 동대표 후보자 명단에 있었다.

동대표 상견례

사명감

이번 동대표는, 아파트 관리 중 가장 큰 일 중 하나인 승강기 교체가 있기에, 더욱 중요한 임기였다. 나는 관리사무소장님의 적극적인 공세에 어쩔 수 없이 동대표가 된 모양새였지만, 한편으론 이러한 중요한 일을 내 손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소 못이기는 척 동대표 출마를 결심했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만큼 승강기 교체만큼은 내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싶었고, 나름대로는 똑똑한 젊은이라고 생각했기에, 근거 있는 자신감과 함께, 다른 동대표 분들이 내 말을 조금이라도 귀기울여줄 것 같은 일말의 희망 같은 것도 있었다.
승강기 교체 공사는 내가 동대표가 되기 전 이미 2회 유찰이 되어 수의계약으로 넘어간 상태였고, 특이하게도 수의계약을 위해 업체별 설명회를 진행한다고 했다. 순간 경쟁입찰과 헷갈릴 정도였지만, 아파트 승강기 교체에서는, 경쟁으로 들어가면 서로 피보는 장사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아무도 투찰을 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출처는 같은 동대표 분인데, 솔직히 조금 미덥지 않긴 하지만, 나름대로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긴 하다. 이 분에 대한 얘기는 후술.) 이러한 절차를 지나, 바로 오늘 승강기 업체의 설명회가 있었다. 수의계약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승강기 대기업 세 곳(현대, 오티스, 티케이)만 진행하기로 했다.

이런 큰 의사결정에 내 의견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은 꽤 좋은 원동력이 됐다. 게다가, 연륜의 차이로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논리적인 사고는 동대표 중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고 자부했기 때문에, 승강기 업체 선정에 있어서 내 생각이 많이 반영될 것만 같은, 지금 생각하면 허황된 꿈을 꾸고 있었다. 그래서 당일이지만 오는길에 두어시간은 승강기 업체 선정하는 법, 업체별 장단점, 승강기 기술 부분의 차이 등 의사결정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을 쌓아두고, 업체 설명회의 상황은 어떨 것인지, 그 안에서 내 의견을 논리적으로 어떻게 전개해 나갈 것인지 등을 꽤 자세히 생각해뒀고, 대부분의 동대표와 비슷한 연세를 가진 우리 부모님께도 내 생각을 확인받기까지 하며 철저히 준비한 후, 꽤 들뜬 마음으로 승강기 업체 설명회에 참석했다.

현실 우민정치

동대표 단톡방에는 15분 전에 와달라는 관리사무소장님의 말이 마지막으로 올라와있었고, 나는 그 시간에 맞춰서 갔다. 도착하니 회장님과 총무이사님, 총 9명 중 2명만 오싱 상황이었는데, 나를 보고는 못알아보시는 눈치다. 나중에 들어보니 업체 사람인 줄 아셨단다. 그 뒤로 오시는 몇몇 동대표님들도, 나를 한번에 알아보시는 분은 많지 않았다. 동대표 상견례 때 같이 퇴근한 분, 딱 한 분만 나를 보자마자 알아보신 것 같다. 겨우 일, 이주 전에, 새로운 얼굴이 겨우 3명 남짓한데 그 중에 한 사람을 못알아보는 게 이해가 안됐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업체 선정방식은 기술력, 서비스, 가격 등 총 5가지 항목을 5점 척도로 메기는 것이었다. 자리마다 점수표를 출력해두었고, 나는 이걸로 선정방식 등을 설명하나 싶었지만, 다짜고짜 첫 번째 순서인 현대 엘리베이터의 발표가 시작되는 것이었다. 발표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무엇을 중점으로 살펴야 하는지, 점수를 주는 기준은 무엇인지, 이 점수가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 가격 점수는 어떻게 메기는지, 가격은 언제 알려주고 어떻게 영향을 미치도록 진행될 것인지, 등등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것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관리사무소의 행정력은 대부분의 구축 아파트가 그렇겠지만, 공공기관 직원으로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 절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 좀 부족하면 어때. 잘못된 것만 아니면 되지, 하고 생각했었다.
내 옆자리에는 동대표 상견례 때부터 남달랐던 그 아주머니가 앉으셨다. 내가 자리를 먼저 잡았는데 굳이 내 옆자리로 오신 것을 보니, 아직도 그때 그 스탠스를 벗어나지 않으셔서 그렇구나, 혼자 생각했다. 예상과 전혀 다르지 않게도, 나는 설명회 시간 내내 꽤 힘들 수밖에 없었다. 두 명이서 쓰는 책상 1개의 80%를 독차지 하시고, 그것도 모자라 내 의자에 기대기까지 하셨다. 하지만 이건 예삿일일 뿐이었다. 설명회에 집중하고자 하는 나에게 계속 말을 거신다. 본인이 오티스 엘리베이터를 몇십년 전에 이용해봤는데 서비스가 별로였다, 거긴 절대 안된다는 등, 공장을 가본 사람이 안다는 등, 본인의 고정관념을 강요하는 얘기를 계속 하시며, 업체의 설명을 비아냥대는 소리로, 합리적이고 판단하고자 하는 내 머릿속을 자꾸 뒤집어놓으셨다. 그렇게 욕을 하시던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발표 시간에는 잠깐 집에 갔다오시기도 하고, 나한테 하던 고정관념 전파(?)는 돌아다니시며 다른 분들께도 열심히 하셨다. 후자의 행동은 다른 분들의 결정에 꽤나 영향이 있었던 것 아닐까 싶기에, 나에겐 더더욱 곱게 보일 수가 없다.
각설하고, 업체의 발표가 시작됐다. 첫 번째 순서는 현대 엘리베이터였고, 발표가 끝난 후 나는 다른 업체가 꽤나 고전할 것으로 생각이 들었다. 현대 엘리베이터는 우리나라 점유율, 규모 모두 1위인 업체로, 영업사원의 발표력부터 남다름이 느껴졌고, 그 내용도 꽤나 흠잡을 데 없었기 때문이다. 장점은 부각하고, 단점은 보완하고, 타사의 네거티브도 반발심이 들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수준의 발표였다. 거기다가 현대 엘리베이터만의 장점은 타사가 따라오기 힘든, 정말 특장점이라고 할만한 것들 뿐이었다. 예를들면 구축 아파트에선 꿈도 꿀 수 없는 엘리베이터 원격 호출과 같은 것이었다. 스마트홈을 하는 나에게는 더더욱 꿈만 같은 얘기였고, 솔직히 말해 사심으로 현대엘리베이터가 더 좋아보였던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두번째 업체는 오티스였다. 오티스는 엘리베이터를 발명한 사람의 기업인 만큼 전세계적인 강자고, 우리나라에서도 현대 다음의 점유율을 가진 업체다. 다만, 발표력과 자료의 충실함이 조금 아쉬웠다. 비전문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그 두 가지가 다라고 해도 무방한데, 그 두 가지에서 다른 업체 대비 밀리는 모습을 보여, 오티스가 되긴 힘들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긴 업력과 세계적인 입지를 통한 탄탄한 기본기는 오티스의 충분한 강점이었다.
마지막인 TKE 업체. 우리 아파트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승강기를 시공한 업체고, 공교롭게도, 발표자로는 아파트 건설 당시 엘리베이터 설치반장을 맡았던 분이, 이제는 영업사원이 되어 돌아오셨다. 아마 여기서 게임은 끝난 듯 했다. 앞서 말했듯 어차피 비전문가에게는 말하는대로 믿게 만드는 게 일이고, 거기다가 이러한 '우리 아파트를 지었는데, 본부장이 되어 성공해서 돌아온', '좋은 시공으로 25년간 큰 탈 없이 잘 지나갔는데, 더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자 찾아온'과 같은 '감성영업'이 얹어지니, 설명회장의 공기가 일순간에 달라짐을 나는 느꼈다. 거기다가 20년 이상 경력의 본부장, 그리고 발표자 중 유일하게 대부분의 동대표라는 점까지 더해져서인지, 발표력과, 동년배에 통하는 센스, 그리고 깔끔한 자료 준비까지 어우러져 TKE의 발표는 꽤나 깔끔하게 끝났다. 사실 TKE는 업계 만년 3위고, 실제로 컴플레인도 많은 편이다. 거기다 다른 업체 대비 특장점이랄 것도 없으며, 유일한 장점은 '가격' 하나라고 나는 생각했다.
TKE의 발표 중, 관리사무소장님이 조용히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보여주신다. 각 업체의 견적표였다. 여기서 이걸 공개한다고? 이렇게 뜬금없고, 어떤 의도인지 알 수 없는 이 시기에? 지금 이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TKE 밀어주기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예상치 못한 타이밍이었다. 가격표는 당연히 TKE가 매우 저렴했다. 현대는 7.5억, 오티스는 6억8천, TKE는 5억9천. 근접값끼리 비교하면 1억이 안되는 값이지만, 현대와 TKE를 비교하면 1억 6천이라는 꽤나 큰 금액의 차이였다. 이러한 차이는, 깔끔한 발표와, 마지막이라는 임팩트까지 더해져 TKE에게 굉장한 플러스 요인이 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한 번 정신을 차리고, 무엇이 더 합리적인지 생각하기 위해 애썼다. 다른 분들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세번째 발표가 끝나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각자 점수를 메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가격까지 공개했는데 토론도 없이 투표 방식으로 하는 게 굉장히 이해가 안갔고, 그 와중에 내 옆자리 아주머니는 대놓고 TKE를 영업하신다. 분명 처음에는 TKE가 좋지 않다고 얘기하셨던 것 같은데, 그렇게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자기 말만 맞다고 하시는 분도 지금 이 상황에 홀리셨나보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TKE가 되는 분위기 속에, 나는 무슨 말이라도 던지고, 다른 분들께 조금이라도 경각심을 일깨우자는 측면에서 관리사무소장님께 큰소리로 질문했다.
"어차피 수의계약이니, 업체 선정되고나서 가격 조율은 되는거죠?"
"네, 맞습니다."
예상대로 잘 질문했고, 답변도 깔끔했다. 나의 의도는, 당장의 가격만 보지 마시라는 것이었다. 브랜드 가치, 신뢰성, 옵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어차피 수의계약이니, 나중에 바꿀 수도 있으니, 충분히 협상도 가능하니 모든 것을 최대한 생각해보고 결정하세요! 라는 말이 함축된 질문이었다.
하지만 내 말은 그들에게 닿지 않았던 것 같다. 내 질문에 정말 잠시 조금 조용해졌던 장내는 다시 금방 어수선해졌다. 내 의도를 알아차린 분이 있기나 할까? 그 누구도 어떤 동요도 보이지 않고, 어떤 깊은 생각도 하지 않는 눈치로, 본인이 생각했던 그대로, 주변도 보지 않고 평가표를 써내려 나갔다.
그렇게 평가표가 모이고, 믿을 수 없겠지만, 평가방식을 그제서야 확인한다. 평가방식은 점수 집계가 아니고, 개인별로 선정한 업체를 투표하는 방식이었다. 11명이 투표했으니, 본인이 선정한 업체가 각각 1표를 받게 되는 것이다. 점수는 사실 아무 상관없고, 본인이 어떤 업체를 선택했느냐이다. 그럴거면 점수는 왜 썼는지?
결국 예상대로, TKE가 6표를 받고 선정되었다. 곁눈질로 보니, 현대를 선택한 건 1명, 나 혼자였다. 물론 현대가 너무 비싸게 들어온 것은 맞다. 최근에 엘리베이터를 시공한 아파트인 청구에 대비해서도, 현대엘리베이터가 가격을 제일 높게 잡아서 들어왔다. 그것은 분명 현대 엘리베이터의 실책이 맞지만, 이렇게 가격 하나로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면, 3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발표는 뭐하러 들은 것인가. 앞서 TKE의 발표가 깔끔하다고는 했지만, 절대적으로 기계적인 성능이나, 서비스나, 부가적인 옵션이나, 어느 한 곳에서도 오티스, 현대에 비할 것이 아니었다. 결국 이 사람들은, 마지막에 발표한 임팩트, 감성영업, 그리고 가격이라는 이 세 가지 면에 홀려서, 합리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고 넘어가버린 것이라고 밖에 나는 판단할 수가 없다.
심지어 가격조차도, 관리사무소에서는 이미 현대 엘리베이터의 가격을 기준으로 모두 계획을 잡고 있는 상황이었다. 평가 중, 관리사무소에서도 이 부분은 분명히 얘기했다. 이미 계좌에 모두 준비해두었고, 제일 비싼 가격을 기준으로 준비해두었으니 예산은 괜찮을 것이라고. 물론 예산 낭비를 방지하면 좋은 것이고, 합리적인 가격에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승강기 건은 그게 아니지 않은가. 무조건 합리적인 가격만 좇을 것이 아니고,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일이다. 개인적인 고정관념이나, 잘못된 판단을 곧이곧대로 믿을 것이 아니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남다른 아주머니는 TKE가 선정되고 나서 이런 말을 한다.
"그래 관리비에 이정도 여유분은 더 있어야해~"
그 여유분은 누가 정하는 것이며, 그 주장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나는 묻고싶었지만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디부터 잘못된 것을 짚어야 하고, 그것을 이 분들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 분들은 이미 동대표로서 세번째 하시는 분들이 태반이고, 그들만의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으며, 나이는 다들 지긋하셔서-모두 그런 것은 절대절대 아니지만- 이미 생각이 굳어있는 게 눈에 보인다. 하지만 동대표를 할 정도라면, 적어도 그 생각을 유연하게 가지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노력이라도 해야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선정한 현대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그 어떤 업체가 되더라도, 그 절차나 드러나는 논리, 생각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 속에 합리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저 미숙함 뿐이다. 평균나이 60인 분들에게 미숙함이라니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미숙함'을 대체할 수 있는 단어는 없다. 그저 '미숙'하다.
하지만 나 또한, 그것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려 하지 못한 잘못에, 사실 더욱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듯 하다. 애써, '어차피 말해도 못 알아들었을 거야', '그땐 상황이 안됐어'라고 위로하지만,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알 수 없고, 이 위로는 합리화로 받아들여지기 십상이다. 내가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 맞다. 그저 가격에 대한 물음 한번, 업체 선정되고 나서 가격 조절이 가능하지 않냐는, 간접적인 행동밖에 하지 않았으니까. 이 얘기를 봄이에게 하니, 그분들에게 맞춤형으로 말하는 방식을 알려준다. 난 그 얘기를 들었음에도 지금 또 당장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그 얘기는 분명 적절한 문장이었는데, 그정도로 내 능력은 거기에 미치지 못했음을 느끼고 있다. 이건 분명 내 잘못이 맞고, 앞으로 고쳐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적어도 이 동대표 모임 안에서는, 더 나를 이끌어내고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두 번째 모임만에, 어떻게보면 단 한 번의 모임만에 그러는 것은 너무 나약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내가 받은 충격은 그만큼이었다. 믿을 수 없겠지만 굉장히 큰 무력감을 느꼈다. 이런 관점에서라면, '어차피 말해도 못 알아들었을거야', '그땐 상황이 안됐어'라는 위로도 괜찮지 않을까? 이렇게 계속해서 생각이 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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